경희대학교 경영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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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3-21 08:58
[이슈] ‘수쿠크법’ 논란 후폭풍은 - 권영준교수
 글쓴이 : 행정실
조회 : 1,596  

‘수쿠크법’ 논란 후폭풍은

이슬람채권법, 이른바 ‘수쿠크법(잠깐용어 참조)’ 논란으로 정국이 뜨겁다. 발단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의 발언이었다. 지난 2월 24일 조 목사는 연세대 100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이영훈 순복음교회 담임목사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장 취임 감사예배에서 “정부가 이슬람채권법(수쿠크법) 입법을 계속 추진할 경우 이명박 대통령 하야 운동을 벌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파장이 커지자 조 목사는 곧바로 해명에 나섰다. 3일 뒤인 27일 주일예배를 마친 뒤 해명서를 통해 “이슬람채권법 문제로 대통령 하야 운동까지 진행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한 것처럼 보도된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대한민국과 이명박 대통령을 위해 항상 기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파장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회창 자유선진당 대표가 조 목사 비난에 나서고 여당 내에서도 찬반 논쟁이 붙었다. 급기야 2월 임시국회에서는 이슬람채권법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도대체 수쿠크법이 뭐기에 종교계까지 논란이 뜨거운 걸까. 정부는 2009년부터 오일머니 유치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을 개정해 수쿠크에 면세 혜택을 부여하려 했다. 이슬람 율법에서는 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행위는 부당 이득으로 간주, 엄격히 금하고 있다. 그 대신 돈을 투자한 사람에게 부동산 등 자산을 양도하고 그 사용료를 내는 형식으로 이자를 대신하는 편법 금융거래를 한다.

문제는 이슬람 채권은 일반 채권과 달리 실물거래 형식을 띠기 때문에 양도세와 취득세 등 각종 세금이 발생한다는 것. 이를 다른 외화표시채권처럼 면제해주자는 것이 이슬람채권법으로 불리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의 골자다.

2월 임시국회 처리 무산돼

수쿠크법이 통과하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정부는 이슬람 채권을 발행할 경우 조달 금리를 낮추고 다양한 국외 자금 조달선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원자력발전소 수출에 필요한 장기 저리자금 확보를 위해서도 이슬람 자금 유입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특히 이슬람은 세계 인구의 4분의 1, 세계 총생산의 20% 정도를 차지하는 최대 경제권이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이슬람 채권 발행 규모는 524억달러에 달한다. 더욱이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들도 관련법을 개정하며 이슬람 자본 유치에 적극적이라 우리도 손을 놓을 수 없는 처지다.

하지만 기독교계는 여전히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쿠크 수익의 2.5%를 기부하도록 하는 ‘자카트(Zakat)’ 규정 때문이다. 이 자금 사용처가 불투명해 테러나 이슬람교 포교 활동자금으로 전용될 우려가 크다는 게 기독교 입장이다.

수쿠크법 국회 통과가 무산되면서 후폭풍도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이슬람 금융시장인 말레이시아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게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가 말레이시아에서 조달한 자금 규모는 약 30억달러. 2008년 이후 수출입은행과 우리, 하나, NH농협 등 시중은행, 현대캐피탈 등이 말레이시아중앙은행(BNM) 한도를 받아 채권을 발행해 왔다. 그런데 BNM이 기존에 승인해준 한도에 대해서는 이슬람 채권 발행을 요구하지 않지만 한도 증액이나 신규 발행의 경우 절반 이상을 이슬람 채권으로 발행하도록 유도하고 있어 금융권도 난감한 분위기다.

중동 진출에 한창인 건설업계도 후폭풍을 조심하고 있다. 현재 국외 건설 수주에서 이슬람권인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무려 70%에 이른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반이슬람 정서 때문에 그나마 잘나가던 국외 수주에도 악영향을 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찬성 나성린 한나라당 국회의원
특혜가 아니라 다른 채권과 같은 대우


나성린 한나라당 의원이 주목하는 건 이슬람 채권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다.

나 의원 측은 “우리가 외화자금을 좀 더 원활히 유치하고 또 외화 조달 루트를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 2년 전 글로벌 금융위기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결국 외화 유동성의 위기였는데 당시 1억달러가 아쉽지 않았나. 오일달러가 풍부한 중동 자금을 유치하는 건 국익 차원에서 상당히 이득이란 측면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특혜 시비와 관련, 나 의원은 “현재 우리가 다른 나라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채권에 대해서는 그 이자에 대해서 비과세로 해주고 있지만 수쿠크의 경우도 이 이자에 해당하는 임대료에 대해서 비과세를 해줘야 되는데 못 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오일달러를 유치하기 위해서 이슬람 채권에 더 혜택을 주자는 것이 아니고 다른 외화표시채권과 같은 조건을 부여하자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한편 또 다른 논란이 되고 있는 테러단체 지원설과 관련해서 나 의원은 “채권 수익의 일부인 2.5%를 자카트라는 명목으로 테러단체에 지원하지 않느냐는 주장인데 기독교의 십일조에 해당하는 것으로 (테러단체 지원 관련) 신빙성이 그렇게 없다”라고 평가했다. 나 의원은 이슬람 테러에 대해 우리보다 더 민감한 미국, 영국 등도 이걸 발행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슬람 돈이 들어와서 이슬람 세력 영향력이 커져서 앞으로 우리 사회가 불안정해진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우리 국민들이 상식적인 차원에서 판단할 사안”이라고 전했다.

반대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
투명성 담보되지 않은 돈 들여오면 퇴보


“IMF 외환위기 이후 전 국민이 엄청난 비용을 치르고 얻어낸 게 바로 ‘투명성’과 ‘글로벌 스탠더드 지향’입니다. 수쿠크법이 통과되면 바로 이 부분이 문제가 됩니다. 2.5%에 달하는 자카트를 어디에 보내는지 또 보내는 곳에 자료가 파악되는지가 불투명하다는 게 대표적이지요.”

수쿠크법 관련 비공개 공청회에 참가한 권영준 경희대 국제경영학부 교수의 일성이다. 하물며 이런 작다면 작은 부분부터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는데 그 밖의 사안에서는 또 어떤 예측 불가능한 자본 이동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이슬람 채권 도입 찬성론자들이 말하는 ‘국익’ ‘경제학적 관점’ ‘글로벌 스탠더드’ 등의 측면에서도 설득력이 약하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다른 나라도 오일머니를 주기 위해 면세를 해주는데 우리만 닫힌 생각을 갖고 있다’는 주장에, 권 교수는 “실제로 현재 이슬람 채권 면세 조치를 법으로 규정하는 곳은 영국, 싱가포르, 아일랜드 등 3곳에 불과하며 면세 혜택도 취득세, 법인세 정도에 불과하다”라고 반박했다.

오히려 “현재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을 보면 모든 국세, 지방세가 면제되도록 돼 있어 특혜 시비에 오르내릴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더불어 이슬람채권법이 통과되더라도 위헌 소지가 있다는 지적도 덧붙인다.

권 교수는 “세법에다 종교색채를 집어넣는다는 것은 헌법 제20조 2항 정교분리 원칙에 위반되는 사항이라 통과돼도 논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11.03.16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