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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6일, 오비스홀 423호에서는 한국전력공사(KEPCO) 정책조정실 김태근 실장의 ‘한국전력공사의 ESG 경영’ 특강이 열렸다. 본 특강은 현대 기업이 직면한 환경의 급속한 변화 속에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단순한 경영 철학이 아닌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인식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 산업 대표 공기업의 ESG 경영 철학과 실전 전략을 심도 깊이 다루었다. 김 실장은 한국전력공사가 추진 중인 ESG 비전과 전략, 조직체계, 공시 현황을 중심으로 급변하는 산업 환경 속에서ESG경영이 단순한 윤리적 구호를 넘어 기업 생존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기업의 경쟁력 기준이 변하고 있다. 과거 생산 효율성과 가격 경쟁력 중심에서 벗어나 청정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소비 효율이 핵심이 되었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가가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 기업이 사회적 신뢰를 얻으려면 안전, 상생, 에너지 복지 등의 사회적 책무를 이행하고 윤리적인 경영으로 기업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전력공사의 ESG 경영체계는 세 가지 축으로 구분된다. 첫째, E 영역에서는 탄소중립 및 에너지 대전환, 청정에너지와 에너지 효율 신시장 창출, 그리고 합리적인 전력 가격 정책 수립을 중심으로 추진된다. 둘째, S 영역에서는 안전과 인권 보호, 지역사회 및 협력사와의 상생, 에너지 복지 실현을 목표로 한다. 셋째, G 영역에서는 투명한 조직 문화와 의사결정 체계, 윤리와 청렴 원칙, 그리고 내부 통제 및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해 기업의 신뢰성을 담보한다.
한국전력공사가 추구하는 ESG 경영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해관계자와의 연대와 협력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한국전력공사는 환경, 사회, 지배구조의 세 영역에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전략들을 수립하고 추진 중에 있다.
환경 분야의 추진 전략
한전의 환경 전략의 핵심은 온실가스 감축과 청정에너지 확대이다. 2018년 대비 2030년까지 배출량을 44.4% 줄이는 목표를 세우고, 청정수소 생산 기술과 수소 암모니아 혼소 발전 기술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또한 해상풍력과 영농형 태양광을 중심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도 1.5GW 규모의 재생에너지 설비를 운영 중이다. 한전은 2038년까지 신재생 발전 비중을 33%로 끌어올린다는 장기 목표를 세웠다. 전력망 측면에서도 HVDC 기술의 국산화, 전력설비 진단체계 구축, 차세대 배전망 관리시스템(ADMS) 도입 등 전력 품질과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또한 에너지 수요 관리 강화를 위해 고효율 기기 보급, AMI 기반 에너지 절감 컨설팅, RE100 이행과 관련한 재생에너지 사용인증 제도 등 다양한 실천 전략을 수행 중이다.
사회 분야의 추진 전략
사회 분야에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상생과 신뢰 구축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협력사와의 관계에서는 산업안전 및 보건 관리를 최우선으로 삼고, 본사 및 지역 본부별로 안전관리자를 지정 운영하며 안전경영시스템 인증을 획득하고 있다. 공급자 ESG 평가 포상을 강화하고 ESG 관련 기자재 구입을 확대 중이다. 지역사회에 대해서는 에너지밸리 조성, 연 320만 시간의 봉사활동, 1,353억 원 규모의 기부금을 통해 사회공헌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임직원 관리에서는 여성 리더 양성, 다자녀 직원 인사이동 우대, 승진 우대 정책 등으로 일과 생활의 균형을 도모하고 있다. 사회 취약층 보호도 주요 과제다. 인공지능 기반 고독사 예방 시스템을 운영하여 1인 가구의 전력·통신·수도 데이터를 분석하고 위험 상황을 예측함으로써 지난 기간 총 15명의 생명을 구조했다.
지배구조 분야의 추진 전략
기업의 투명성과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선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상법의 개정에 따라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이 확대되고 시외이사 의무 선임 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한국전력공사는 이에 발맞춰 투명한 이사회 운영과 의사결정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윤리경영 강화 차원에서는 청탁금지법과 이해충돌방지법을 엄격히 준수하여 부패를 방지하고, 공정거래를 확산시키며, 이해충돌을 사전에 방지하고 있다. 정보보안과 개인정보 보호도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는 분야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준수는 물론, 국정원의 공공기관 사이버 보안 실태 평가에 대응함으로써 정보보안 수준을 고도화하고 있다. 더 나아가 전력데이터를 공공개방함으로써 투명성을 극대화하고, 데이터 기반의 공공가치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한국전력공사는 공기업 최초 ESG 채권 발행, 해외 신규 석탄 산업 진출 중단, 통합보고서 발간 등으로 ESG 경영의 선도적 위치를 확보했다. 특히 국내 공기업 중 유일하게 11년 연속 DJSI Asia Pacific 등급을 달성했다는 점이 국제적 수준의 ESG 경영 추진을 입증한다. 또한, 조직 체계의 측면에서도 ESG 경영 강화를 위한 구조적 개선이 이루어졌다. 전력망입지처 신설로 입지 문제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정보보안처 신설로 보안 역량을 강화했으며, 안전혁신단 격상으로 안전한 일터 구현을 위한 조직적 역량을 집중시켰다. 또한 지속가능경영실을 신설해 기후공시와 ESG 이행을 전담하고 있다.
ESG 경영이 단순한 내부 활동이 아니라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투명한 공시가 필수적이다. 한국전력공사는 ESG 성과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 공시하고 있다. 먼저 지속가능경영 성과 공시 범위를 그룹사 10개로 통합 확대하고, 제3자 검증을 시행함으로써 공시 정보의 객관성을 확보하고 있다. 독립된 외부기관과 국제 공인기준을 활용하여 공시 내용의 신뢰성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의미 있다. 한국전력공사의 경영 공시는 ALIO(공공기관경영정보시스템)로,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공공기관 경영정보의 대국민 공개 플랫폼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는 공공기관의 ESG 경영 관련 정량 수치와 ESG 주요 활동 실적 보고서가 전문적으로 공개된다. 또한, DART(전자공시시스템)를 통해 기업의 ESG 경영 의사결정 체계와 연간 실적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한 정보들을 제공 받을 수 있다. 이러한 공시 활동들을 통해 한국전력공사는 이해관계자들이 기업의 ESG 경영 현황을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동시에 ESG 경영의 지속적인 개선에 대한 사회적 감시와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가고 있다.

위기가 아닌 기회, "기업은 환경과 호흡한다"
마지막으로, 김태근 실장은 “기업은 환경과 호흡하지 않으면 결국 죽는다”고 강조했다. 기업은 하나의 유기체로서, 외부 환경 변화에 적응해야 하고, 새로운 기회가 생기면 그것을 포착하여 활용하며, 나아가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이것이 기업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오랫동안 시장에서 생존해 나갈 수 있는 전략이다. ESG 경영은 환경적 책임, 사회적 신뢰, 투명한 지배구조라는 세 가지 축을 통해 기업이 처한 현재의 상황을 진단하고, 미래의 기회를 포착하며,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따라서 ESG 경영은 기업에게 제약이 아닌 기회이며, 비용이 아닌 투자이다. 한국전력공사가 보여주는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ESG 경영 사례는 에너지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산업의 기업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략적 사고와 투명한 실행을 통해 ESG를 기업의 핵심 경영 전략으로 활용할 때, 기업은 사회적 평판을 획득함과 동시에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함께 확보하게 된다. 이것이 한국전력공사가 말하는 "기업은 환경과 호흡한다"는 메시지의 진정한 의미이며, 이를 통해 기업과 사회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미래가 열려갈 것이다.
취재: 정수아, 진서윤 / 기사 작성: 진서윤